|
2017-11-20 [노동인문학:서울노동100년역사] 제5강, 은폐된 노동, 등장하는 노동 |
|---|
|
노동은 지하로, 하늘로 은폐되곤 합니다. 서비스산업이 발전하면서 그 전까지 당연하게 자리 잡고 있던 제조업은 공장을 지방으로, 해외로 이전하고 모두 동등한 정직원 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고용형태는 점점 세분화 되어가는 바뀌는 추세이며 노동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노동 강도는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밀려난 노동자들은 어디로 가야할까요? 화장실 공간 한 켠 락스와 밀대 옆에서 밥을 먹는 청소노동자, 몸무게가 많아서, 점심 밥을 많이 먹어서 정리해고 되는 공장 노동자, 불황이 오면 가장 먼저 임금삭감을 감수해야 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은 누가 책임져줄 수 있을까요? 이들은 남아있는 몇 안되는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크레인과 건물 꼭대기에 올라 고공농성을 강행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도심 테러리스트라는 오명뿐입니다. 노동인문학 5강 마지막 회차에는 이와 같은 우리 노동의 현실에 대해 관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하늘로 가는 노동' : 1931년 5월, 평양 을밀대에서 고무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강주룡은 한국 최초의 고공농성을 벌입니다. 그러한 고공농성은 IMF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에서 다시 이어집니다. “극동빌딩에 입주한 회사가 모두 사라졌다니, 어이가 없네?”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조태오 실장이 마약파티를 열었던 신진그룹 사옥의 실제 장소인 극동빌딩(현 남산스퀘어빌딩)에는 무서운(?) 괴담이 숨어 있습니다. 1977년 건설된 이후 입주한 거대그룹 극동건설, 론스타, 웅진그룹이 차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이 극동빌딩 안에서 농성을 벌이던 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88년 11월 풍산금속 노동자들은 부당 해고자를 복직시키고 일해재단에 헌납한 기부금 42억원을 노동자에게 환원할 것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고, 89년 7월 알리코리아 노동자들은 미국 생명보험사도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로 인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현재에도 그들(보험 설계사)은 근로기준법 상 노동자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하급심 판례에서는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로 인정하는 판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 대법원 판례가 형성되진 않았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무심코 지나다니는 서울 곳곳에는 노동의 서사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노동의 가치를 전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그 당시의 장소를 영화, 연극, 소설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복원해내고 그것이 현대에도 전해 내려올 수 있는 것이죠. 하늘로 은폐된 노동에 뒤이어, 지하로 은폐된 노동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 해당 건물, 해당 기업의 정직원이 대부분이었던 청소원 분들이, 외환위기 이후 서서히 '청소용역회사의 파견노동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다뤄보았는데요, 청소용역회사의 파견노동자라서 자신이 일하는 건물 휴게실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현실은 반드시 고쳐져야할것입니다.
▲ 화장실에서 점심을 먹거나 하는 상황. 70년대 사진이 아닙니다. 2010년대 오늘날의 사진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벌어진 이러한 '노동의 은폐'속에서 각자도생하는 현대인들은 노동조합으로 뭉치는 것이 아니더라도 낮지만 넓은 연대를 형성하여 비정규직 연대기금의 조성, 노동건강연대의 형성 등으로 미래를 서서히 바꿔나가고 있다는 것으로, '등장하는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과거와 오늘날을 통해 살펴본 서울의 노동사를 통해 우리 삶의 과거와 오늘도 좀 더 조망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2018년의 노동인문학도 좀 더 서울시민, 우리의 삶과 맞닿을 수 있는 내용으로 준비할 예정입니다. 지난 100년 동안 서울에서 살아온 노동자들의 역사이야기를 5회에 걸쳐 나누었습니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며 역사의 진정한 주인공인 ‘노동하는 우리’에 대한 자부심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서울노동100년역사」는 서울노동권익센터 홈페이지 ‘온라인교육’ 메뉴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다음에 또 만나뵙겠습니다! :) |